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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Era, New Ar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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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테일 시장은 돈이 아닌 신용(Credit)의 게임이다. 한국 대기업도 현지 법인·신용 기록 없이는 신생 기업 취급을 받는다. 블루 엘리펀트의 베버리힐즈 입성은 20개월 치 현금 담보와 정교한 금융 구조 설계로 신용의 벽을 넘은 사례다.
글로벌 리테일 시장은 돈이 아닌 신용(Credit)의 게임이다. 한국 대기업도 현지 법인·신용 기록 없이는 신생 기업 취급을 받는다. 블루 엘리펀트의 베버리힐즈 입성은 20개월 치 현금 담보와 정교한 금융 구조 설계로 신용의 벽을 넘은 사례다.
글로벌 리테일 시장은 돈이 아닌 신용(Credit)의 게임이다. 한국 대기업도 현지 법인·신용 기록 없이는 신생 기업 취급을 받는다. 블루 엘리펀트의 베버리힐즈 입성은 20개월 치 현금 담보와 정교한 금융 구조 설계로 신용의 벽을 넘은 사례다.
Article Highlights
성수동, 글로벌 진출을 위한 '최저가 테스트베드': 외국인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성수동은 해외 현지에 팝업을 열기 전 국적·연령별 소비 데이터를 정교하게 추출할 수 있는 글로벌 마켓의 축소판이자 리스크 검증의 전초기지다.
자금력보다 중요한 '글로벌 신용(Credit)': 해외 메이저 임대인들은 임대차 계약을 금융 상품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당장의 높은 임대료보다 10년 이상의 장기 임대료 지불 능력을 증명하는 현지 신용도와 법적 실체 확보가 계약의 성패를 가른다.
매장 오픈을 넘어선 '현지 법인 설립'의 관점: 아웃바운드 전략은 단순 출점이 아닌 제로베이스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이며, 한국의 신용을 현지 금융 언어로 번역하고 인허가 리스크를 사전 관리하는 정교한 구조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좁아진 내수 시장의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은 더 이상 선택지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문제는 홈그라운드를 벗어난 해외 시장이 '열정'만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무대는 냉혹한 '신용(Credit)'의 게임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브랜드라도, 현지에서는 이름도 역사도 없는 신생 기업으로 시작해야 한다. 단순히 매장 하나를 내는 것을 넘어, 기업의 체급 자체를 바꾸는 '아웃바운드' 전략. 그 성공 방정식은 무엇일까. 성수동이라는 글로벌 테스트베드에서 얻은 확신을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정교한 로드맵, 그 구체적인 방법을 CBRE 리테일 팀 이강욱 차장에게 직접 들었다.
성수동, 글로벌 진출의 전초기지가 되다
Q. 최근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현상이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Outbound)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From Local Hotspot to Global Testbed]
지금 성수동은 단순한 핫플레이스를 넘어 글로벌 마켓의 축소판이 되었습니다. 최근 1~2년 사이 외국인 비중이 80~9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인 변화가 일어났죠. 흥미로운 점은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들의 목적이 명동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명동이 출국 전 기념품이나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소비 중심의 마지막 코스라면, 성수동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달려와 문화를 즐기는 경험 중심의 데스티네이션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이는 엄청난 기회입니다. 매장에서 얻어지는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브랜드를 소비하는 국적, 연령, 선호 제품군이 아주 투명하게 보입니다. "어? 우리 제품을 미국인들이 이렇게 많이 사가네?", "일본인들에게 반응이 오네?"라는 데이터가 성수동 매장 하나에서 확보되는 것이죠.
이것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에게 매우 실질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뉴욕에 팝업을 열기 전에 성수에서 먼저 뉴욕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파리 마레 지구를 노리는 브랜드라면, 지금 성수를 찾는 프랑스인들의 구매 패턴을 먼저 읽어야 합니다. 수억 원의 비용을 쏟아붓기 전에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시장 검증을 할 수 있는 곳, 성수동은 그런 장소가 됐습니다.
실제로 베를린 기반의 컨템퍼러리 브랜드 032c는 2024년 전 세계 첫 글로벌 스토어를 베를린도, 뉴욕도 아닌 성수동에 열었고 영국 기반 스포츠 웨어 (러닝 전문) 브랜드인 UVU도 지난 달 성수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구요. 유럽 브랜드들조차 서울을, 그중에서도 성수를 첫 번째 글로벌 거점으로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계절을 잊은 성수동의 활기: 1월의 한파조차 막지 못한 성수동 특유의 밀도 높은 유동 인구
Q. K-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어떤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마뗑킴은 일본 오프라인 출점과 북미 아마존 공식 입점을 병행하며 2024년 태국 센트럴그룹과 2030년까지 600억 원 규모의 유통 계약을 체결했고, 앤더슨벨은 이미 전 세계 35개국 13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송지오는 파리 마레 지구에 남성, 여성 플래그십을 연달아 열고 뉴욕 진출을 예고했고, 한섬은 파리 생토노레 혹은 마레 지구 플래그십을 준비 중입니다.
K-뷰티는 더 빠릅니다. 미국 아마존 내 K-뷰티 브랜드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18% 성장했고, 2026년까지 미국 전체 뷰티 시장에서 K-뷰티 침투율이 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숫자만 보면 순항 중이죠.
하지만 현장의 온도는 좀 다릅니다. 온라인 채널이나 편집숍 입점은 비교적 쉽습니다. 글로벌 하이 스트릿에 자기 이름을 내건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진입은 됐지만 그 다음 스테이지로 올라가지 못하고 막히는 브랜드들이 훨씬 많아요. 그 벽의 정체는 자금력이 아닙니다. 신용입니다.
너(Brand) 누군데요?
Q. 많은 브랜드가 해외 진출을 꿈꾸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브랜드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인가?
[Credit over Cash]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하이 스트릿 문을 두드릴 때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시장의 문법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는 상황에 따라 "임대료를 더 높게 부르면 들어갈 수 있다"는 논리가 통하기도 하지만, 글로벌 메이저 시장은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해외 유력 임대인들은 임대차 계약을 단순한 공간 대여가 아닌 금융 상품처럼 다룹니다. 임차인과 맺은 10년 장기 계약서를 담보로 은행에서 자금을 유동화하거나 건물에 재투자를 진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의 높은 월세보다 "이 브랜드가 10년 동안 망하지 않고 꾸준히 임대료를 낼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신용도(Credit)가 핵심입니다.
아무리 한국에서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이라도, 현지 법인이 없고 신용 기록이 없는 상태라면 리스크가 높은 신생 기업으로 비칩니다. GAP이나 자라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했을 때 임대료를 더 제시하더라도 임대인이 안정적인 글로벌 기업을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것은 브랜드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차이에서 오는 장벽입니다. 그래서 뛰어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신용 보강이 필수적입니다.

단기적인 임대료 수익보다 임차인의 신용도가 자산의 장기적 안정성을 담보
현지에서 세우는 ‘새로운 회사’
Q. 그렇다면 신용도나 현지 기반이 부족한 브랜드들은 어떻게 그 장벽을 넘어야 하나? CBRE 리테일 팀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글로벌 사이트에서 매장을 오픈한다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를 설립한다는 개념으로 다가가야 한다.
[Not Just an Opening, But a New Company Creation]
아웃바운드 진출은 단순히 매장 하나를 오픈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그라운드에 회사를 새로 설립하는 과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물류, 인력, 법률, 시공 등 모든 시스템을 제로베이스에서 구축해야 하는데, 이를 브랜드 혼자 감당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CBRE 리테일 팀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금융 솔루션입니다. 현지 신용이 부족해 보증금이나 LC(Letter of Credit) 발행이 어려운 경우, 금융 구조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그 프로세스를 함께합니다. 한국 본사의 신용을 현지 금융으로 번역하는 작업입니다.
둘째, 통합 프로젝트 관리(PM)입니다. 해외는 인허가와 공사가 한국보다 훨씬 느리고 까다롭습니다. 미국의 경우 히스토리컬 지역은 외관 변경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설계 초기에 현지 코드에 맞게 도면을 현지화하지 않으면 인허가가 아예 막힙니다. 인하우스 PM 팀이 디자인 승인부터 시공 감리까지 전 과정을 밀착 관리해 오픈 일정을 사수합니다. 오픈 하루 전에 화물이 잘못 도착해도, 오픈 1시간 전에 설비가 파손돼도 어떻게든 해결하는 게 우리 일입니다.
셋째, CBRE라는 이름 자체입니다. 글로벌 임대인들에게 "CBRE가 이 브랜드의 확장을 돕고 있다"는 사실은 강력한 신뢰 시그널이 됩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쌓아온 신용이 한국 브랜드의 첫 번째 레퍼런스가 되는 셈이죠.
Q.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시장별로 접근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
시장마다 문법이 다릅니다. 일본은 문화적 감도와 현지 파트너의 신뢰가 핵심입니다. 신뢰 없이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 시장입니다.
미국은 법무·세무·금융의 삼각 구조가 먼저 완성돼야 합니다. 임대인은 계약 전에 변호사를 통해 임차인의 법적 실체를 검증합니다. 법인 설립 타이밍, 세무 구조, LC 발행 루트를 미리 설계하지 않으면 좋은 매물을 찾아도 계약 단계에서 막힙니다.
유럽, 특히 파리 생토노레나 런던 본드 스트리트는 브랜드의 문화적 서사가 중요합니다. 그 거리의 임대인들은 "왜 이 건물에 이 브랜드여야 하는가"를 묻습니다. 송지오가 파리 마레 지구를 선택한 것도, 한섬이 파리 생토노레를 준비하는 것도 단순한 입지 선택이 아니라 브랜드 서사를 공간에 맞추는 작업입니다.
시장마다 문법이 다르지만 원칙은 같습니다. 준비 없이 나가면 반드시 막힙니다. 좋은 매장 위치를 먼저 찾고 그다음에 구조를 생각하는 순서가 가장 위험합니다. 구조가 먼저고 매장이 나중입니다.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베버리힐즈 입성기
Q. 최근 화제가 된 '블루 엘리펀트'의 미국 진출 사례가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성공적인 계약을 이뤄냈나?
[A Strategic Victory in Beverly Hills]
블루 엘리펀트의 베버리힐즈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2024년 초에 시작해 7월에 계약을 완료한, 매우 속도감 있고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과정은 치열했습니다. 미국은 의향서(LOI) 단계에서부터 수차례 수정(Redline)을 거치며 핵심 조건들을 확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협상 전문성이 빛을 발했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역시 신용이었습니다. 미국에 법인 역사가 짧은 상황에서 현지 은행의 지급 보증(LC)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죠. 해법은 구조 설계에 있었습니다. 자세한 방식은 여기서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한국의 신용을 미국의 신용으로 번역하여 현지 은행의 LC를 받아냈고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또한 법인 설립 타이밍을 조율해가면서 렌트 프리(Rent-free) 기간을 최대한 확보하여, 까다로운 인허가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방어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블루 엘리펀트는 단순히 매장 하나를 낸 것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들 앞에서 "우리는 베버리힐즈에 깃발을 꽂은 브랜드"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기업 가치(Valuation)를 얻었습니다. 그 레퍼런스가 다음 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정교한 구조 설계와 전략적 협상을 통해 글로벌 리테일의 중심 베버리힐즈에 깃발을 꽂으며 압도적인 기업 가치를 증명해낸 블루 엘리펀트
아웃바운드, 그 다음 단계는?
Q. 앞으로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브랜드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The Value of Global Standard]
이제 리테일 비즈니스는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시점입니다. 해외 진출은 브랜드의 체급을 바꾸고, 기업 가치를 수직 상승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모멘텀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철저한 준비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맨땅에 헤딩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플레이북(Playbook)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리스크를 줄이고 확률을 높이는 게임을 해야 합니다. 성수동에서 쌓아올린 데이터와 브랜드 파워. 그것을 글로벌 신용으로 번역하는 것이 해외 진출의 시작이다. 좋은 매장 하나보다 탄탄한 구조 설계가 먼저입니다.
좁아진 내수 시장의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은 더 이상 선택지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문제는 홈그라운드를 벗어난 해외 시장이 '열정'만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무대는 냉혹한 '신용(Credit)'의 게임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브랜드라도, 현지에서는 이름도 역사도 없는 신생 기업으로 시작해야 한다. 단순히 매장 하나를 내는 것을 넘어, 기업의 체급 자체를 바꾸는 '아웃바운드' 전략. 그 성공 방정식은 무엇일까. 성수동이라는 글로벌 테스트베드에서 얻은 확신을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정교한 로드맵, 그 구체적인 방법을 CBRE 리테일 팀 이강욱 차장에게 직접 들었다.
성수동, 글로벌 진출의 전초기지가 되다
Q. 최근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현상이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Outbound)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From Local Hotspot to Global Testbed]
지금 성수동은 단순한 핫플레이스를 넘어 글로벌 마켓의 축소판이 되었습니다. 최근 1~2년 사이 외국인 비중이 80~9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인 변화가 일어났죠. 흥미로운 점은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들의 목적이 명동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명동이 출국 전 기념품이나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소비 중심의 마지막 코스라면, 성수동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달려와 문화를 즐기는 경험 중심의 데스티네이션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이는 엄청난 기회입니다. 매장에서 얻어지는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브랜드를 소비하는 국적, 연령, 선호 제품군이 아주 투명하게 보입니다. "어? 우리 제품을 미국인들이 이렇게 많이 사가네?", "일본인들에게 반응이 오네?"라는 데이터가 성수동 매장 하나에서 확보되는 것이죠.
이것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에게 매우 실질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뉴욕에 팝업을 열기 전에 성수에서 먼저 뉴욕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파리 마레 지구를 노리는 브랜드라면, 지금 성수를 찾는 프랑스인들의 구매 패턴을 먼저 읽어야 합니다. 수억 원의 비용을 쏟아붓기 전에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시장 검증을 할 수 있는 곳, 성수동은 그런 장소가 됐습니다.
실제로 베를린 기반의 컨템퍼러리 브랜드 032c는 2024년 전 세계 첫 글로벌 스토어를 베를린도, 뉴욕도 아닌 성수동에 열었고 영국 기반 스포츠 웨어 (러닝 전문) 브랜드인 UVU도 지난 달 성수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구요. 유럽 브랜드들조차 서울을, 그중에서도 성수를 첫 번째 글로벌 거점으로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계절을 잊은 성수동의 활기: 1월의 한파조차 막지 못한 성수동 특유의 밀도 높은 유동 인구
Q. K-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어떤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마뗑킴은 일본 오프라인 출점과 북미 아마존 공식 입점을 병행하며 2024년 태국 센트럴그룹과 2030년까지 600억 원 규모의 유통 계약을 체결했고, 앤더슨벨은 이미 전 세계 35개국 13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송지오는 파리 마레 지구에 남성, 여성 플래그십을 연달아 열고 뉴욕 진출을 예고했고, 한섬은 파리 생토노레 혹은 마레 지구 플래그십을 준비 중입니다.
K-뷰티는 더 빠릅니다. 미국 아마존 내 K-뷰티 브랜드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18% 성장했고, 2026년까지 미국 전체 뷰티 시장에서 K-뷰티 침투율이 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숫자만 보면 순항 중이죠.
하지만 현장의 온도는 좀 다릅니다. 온라인 채널이나 편집숍 입점은 비교적 쉽습니다. 글로벌 하이 스트릿에 자기 이름을 내건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진입은 됐지만 그 다음 스테이지로 올라가지 못하고 막히는 브랜드들이 훨씬 많아요. 그 벽의 정체는 자금력이 아닙니다. 신용입니다.
너(Brand) 누군데요?
Q. 많은 브랜드가 해외 진출을 꿈꾸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브랜드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인가?
[Credit over Cash]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하이 스트릿 문을 두드릴 때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시장의 문법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는 상황에 따라 "임대료를 더 높게 부르면 들어갈 수 있다"는 논리가 통하기도 하지만, 글로벌 메이저 시장은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해외 유력 임대인들은 임대차 계약을 단순한 공간 대여가 아닌 금융 상품처럼 다룹니다. 임차인과 맺은 10년 장기 계약서를 담보로 은행에서 자금을 유동화하거나 건물에 재투자를 진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의 높은 월세보다 "이 브랜드가 10년 동안 망하지 않고 꾸준히 임대료를 낼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신용도(Credit)가 핵심입니다.
아무리 한국에서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이라도, 현지 법인이 없고 신용 기록이 없는 상태라면 리스크가 높은 신생 기업으로 비칩니다. GAP이나 자라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했을 때 임대료를 더 제시하더라도 임대인이 안정적인 글로벌 기업을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것은 브랜드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차이에서 오는 장벽입니다. 그래서 뛰어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신용 보강이 필수적입니다.

단기적인 임대료 수익보다 임차인의 신용도가 자산의 장기적 안정성을 담보
현지에서 세우는 ‘새로운 회사’
Q. 그렇다면 신용도나 현지 기반이 부족한 브랜드들은 어떻게 그 장벽을 넘어야 하나? CBRE 리테일 팀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글로벌 사이트에서 매장을 오픈한다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를 설립한다는 개념으로 다가가야 한다.
[Not Just an Opening, But a New Company Creation]
아웃바운드 진출은 단순히 매장 하나를 오픈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그라운드에 회사를 새로 설립하는 과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물류, 인력, 법률, 시공 등 모든 시스템을 제로베이스에서 구축해야 하는데, 이를 브랜드 혼자 감당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CBRE 리테일 팀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금융 솔루션입니다. 현지 신용이 부족해 보증금이나 LC(Letter of Credit) 발행이 어려운 경우, 금융 구조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그 프로세스를 함께합니다. 한국 본사의 신용을 현지 금융으로 번역하는 작업입니다.
둘째, 통합 프로젝트 관리(PM)입니다. 해외는 인허가와 공사가 한국보다 훨씬 느리고 까다롭습니다. 미국의 경우 히스토리컬 지역은 외관 변경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설계 초기에 현지 코드에 맞게 도면을 현지화하지 않으면 인허가가 아예 막힙니다. 인하우스 PM 팀이 디자인 승인부터 시공 감리까지 전 과정을 밀착 관리해 오픈 일정을 사수합니다. 오픈 하루 전에 화물이 잘못 도착해도, 오픈 1시간 전에 설비가 파손돼도 어떻게든 해결하는 게 우리 일입니다.
셋째, CBRE라는 이름 자체입니다. 글로벌 임대인들에게 "CBRE가 이 브랜드의 확장을 돕고 있다"는 사실은 강력한 신뢰 시그널이 됩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쌓아온 신용이 한국 브랜드의 첫 번째 레퍼런스가 되는 셈이죠.
Q.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시장별로 접근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
시장마다 문법이 다릅니다. 일본은 문화적 감도와 현지 파트너의 신뢰가 핵심입니다. 신뢰 없이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 시장입니다.
미국은 법무·세무·금융의 삼각 구조가 먼저 완성돼야 합니다. 임대인은 계약 전에 변호사를 통해 임차인의 법적 실체를 검증합니다. 법인 설립 타이밍, 세무 구조, LC 발행 루트를 미리 설계하지 않으면 좋은 매물을 찾아도 계약 단계에서 막힙니다.
유럽, 특히 파리 생토노레나 런던 본드 스트리트는 브랜드의 문화적 서사가 중요합니다. 그 거리의 임대인들은 "왜 이 건물에 이 브랜드여야 하는가"를 묻습니다. 송지오가 파리 마레 지구를 선택한 것도, 한섬이 파리 생토노레를 준비하는 것도 단순한 입지 선택이 아니라 브랜드 서사를 공간에 맞추는 작업입니다.
시장마다 문법이 다르지만 원칙은 같습니다. 준비 없이 나가면 반드시 막힙니다. 좋은 매장 위치를 먼저 찾고 그다음에 구조를 생각하는 순서가 가장 위험합니다. 구조가 먼저고 매장이 나중입니다.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베버리힐즈 입성기
Q. 최근 화제가 된 '블루 엘리펀트'의 미국 진출 사례가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성공적인 계약을 이뤄냈나?
[A Strategic Victory in Beverly Hills]
블루 엘리펀트의 베버리힐즈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2024년 초에 시작해 7월에 계약을 완료한, 매우 속도감 있고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과정은 치열했습니다. 미국은 의향서(LOI) 단계에서부터 수차례 수정(Redline)을 거치며 핵심 조건들을 확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협상 전문성이 빛을 발했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역시 신용이었습니다. 미국에 법인 역사가 짧은 상황에서 현지 은행의 지급 보증(LC)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죠. 해법은 구조 설계에 있었습니다. 자세한 방식은 여기서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한국의 신용을 미국의 신용으로 번역하여 현지 은행의 LC를 받아냈고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또한 법인 설립 타이밍을 조율해가면서 렌트 프리(Rent-free) 기간을 최대한 확보하여, 까다로운 인허가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방어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블루 엘리펀트는 단순히 매장 하나를 낸 것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들 앞에서 "우리는 베버리힐즈에 깃발을 꽂은 브랜드"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기업 가치(Valuation)를 얻었습니다. 그 레퍼런스가 다음 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정교한 구조 설계와 전략적 협상을 통해 글로벌 리테일의 중심 베버리힐즈에 깃발을 꽂으며 압도적인 기업 가치를 증명해낸 블루 엘리펀트
아웃바운드, 그 다음 단계는?
Q. 앞으로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브랜드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The Value of Global Standard]
이제 리테일 비즈니스는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시점입니다. 해외 진출은 브랜드의 체급을 바꾸고, 기업 가치를 수직 상승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모멘텀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철저한 준비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맨땅에 헤딩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플레이북(Playbook)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리스크를 줄이고 확률을 높이는 게임을 해야 합니다. 성수동에서 쌓아올린 데이터와 브랜드 파워. 그것을 글로벌 신용으로 번역하는 것이 해외 진출의 시작이다. 좋은 매장 하나보다 탄탄한 구조 설계가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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