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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약국 외국인 매출 93~96% 처방전 없이도 서는 K-파마시 리테일이 빌딩 앵커 테넌트로 부상하는 이유.

명동 약국 외국인 매출 93~96% 처방전 없이도 서는 K-파마시 리테일이 빌딩 앵커 테넌트로 부상하는 이유.

명동 약국 외국인 매출 93~96% 처방전 없이도 서는 K-파마시 리테일이 빌딩 앵커 테넌트로 부상하는 이유.

Article Highlights

  • 명동 드럭스토어형 약국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최저 93%, 최고 96%에 달한다. 약국이 병원 부속 시설이 아닌 독립적인 외국인 집객 앵커로 진화했다.

  • 틱톡·인스타그램발 K-파마시 콘텐츠가 노스카나·멜라논·PDRN 크림을 글로벌 필수 구매 리스트로 만들었다. K-뷰티 다음은 K-파마시다.

  • 임대인이 MD를 짤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바뀌었다. "카페를 넣을까"가 아니라 "외국인 관광 동선에 약국이 있는가"다.

최근 한국 리테일 시장에서 약국은 단순한 의료 보조 시설을 넘어 강력한 집객력을 갖춘 핵심 테넌트로 급부상했다. 과거 병원 입점 여부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던 수동적 모델에서 벗어나, 이제는 명동과 강남역 등 초고가 임대료 지역의 1층 전면부를 차지하며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소비층을 끌어모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올리브영이 구축한 K-헬스&뷰티 생태계가 약국 업태로 전이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전문 의약품 조제 중심에서 고마진 건기식 및 코스메슈티컬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드럭스토어로의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이러한 약국의 변신을 들여다보며 약국이 어떻게 핵심 상권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분석해본다.


해외 드럭스토어(Drug Store)가 보여준 약국 리테일의 확장성

미국과 유럽의 드럭스토어는 헬스케어와 컨비니언스 스토어의 경계를 허물며 성장했다. 월그린 CVS는 조제 대기 시간을 쇼핑 시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매장 전면에 잡화와 식음료를 배치하고, 클리닉 서비스를 도입해 방문 빈도를 높였다. 서구형 모델이 조제 대기 시간을 활용해 생필품 구매를 유도한다면, 일본의 드럭스토어(대표 3대 드럭스토어: 웰시아, 마츠모토 키요시, 스기약국)는 방대한 SKU(상품 관리 단위)와 면세 혜택을 결합해 약국을 하나의 관광 목적지로 만들었다.

한국의 레디영(Redi-Young) 등 신규 모델은 일본식의 화려한 진열과 쇼핑 재미를 도입하되,약사의 전문적인 상담 공간을 전면에 배치하여 단순 잡화점과는 차별화된 헬스 큐레이션 공간을 지향한다. 한국은 전문 의약품 조제권이 약국에 독점된 구조적 특성을 활용해, 전문가의 상담이라는 신뢰 자산을 리테일 쇼핑과 결합하여 미국식 모델보다 훨씬 정교한 헬스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약국 내부 이미지를 바탕으로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 촬영이 제한된 명동 약국 공간의 분위기를 참고하여 제작되었다.


올리브영이 문을 열고, 약국이 들어왔다

최근 한국의 약국 리테일 역시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타고 K-beauty의 강력한 영향과 함께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이 글로벌 관광객들에게 K-뷰티의 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의 관심은 단순 화장품을 넘어 기능성이 검증된 의약외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확장되었다. 레디영(Redi-Young)과 같은 드럭스토어형 약국 모델은 이러한 흐름을 포착하여 약국의 전문성과 리테일의 쇼핑 경험을 결합한 것이다. 이들은 기존의 폐쇄적인 조제 카운터 위주의 공간 구성을 과감히 탈피하고, 고객이 직접 제품을 만지고 성분을 비교할 수 있는 오픈 매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약사와의 상담 전 단계에서 고객의 탐색 시간을 늘려 구매 전환율을 높이며, 전문 의약품 대비 마진율이 높은 일반 의약품(OTC)과 건기식의 매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적 기반이 된다. 비자코리아에 따르면 의료와 헬스케어 업종의 작년 결제액은 재작년 대비 약 58%나 증가했으며, 이러한 대형 약국의 매출 급증은 올리브영이 웰니스 분야로 진화하고 확장하는 데에도 일조했다.

위: 올리브베러, 아래: 레디영. 매대의 구성과 상품도 매우 유사하여 내부 사진만으로는 구분이 이럽다.


성수·명동 임대료? It's nothing.

명동 메인 스트리트나 성수동 가로변 1층에 대형 약국이 진출하는 현상은 약국의 수익 모델이 철저히 리테일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시사한다. 조제료 중심의 수익 모델은 건강보험 수가에 묶여 확장성에 한계가 명확한 반면 외국인 관광객을 타겟으로 한 비급여 의약품과 고마진 건기식 매출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장한다. CBRE 리테일 팀의 정보에 따르면, 성수에 위치한 일부 대형 약국의 월 매출은 일반 조제 중심 약국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수치는 내부 자문 기준, 공개 제한). 이는 단순한 조제 위주 약국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치이며, 고회전 리테일 품목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특히 면세(Tax-Free) 혜택을 기반으로 한 대량 구매(Bulk Buying)는 객단가를 비약적으로 상승시켜, 평당 매출 효율성 면에서 여타 글로벌 패션 브랜드나 F&B 테넌트를 압도하는 성적을 기록하기도 한다. 부동산 컨설팅 관점에서 볼 때, 약국은 이제 높은 임대료 지불 능력을 갖춘 우량 임차인으로서 리테일 빌딩의 가치를 제고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2026년 3월 기준, 명동에만 수십 개의 약국이 밀집해 있다. 명동에 위치한 거의 모든 약국들이 외국인 소비자들을 타겟팅으로 한다. (출처: 좌측 지도-네이버 지도)
올리브영N 성수 맞은편에는 레디영과 베리뉴 약국이 자리해 있다. 올리브영에서 구입할 수 없는 품목을 원하는 소비자를 타겟팅하고 있다.


약 95%의 압도적인 외국인 매출 비중

가장 주목할 점은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명동에 위치하는 약국들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최저 93%에서 최고 9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일반적인 대학병원 앞 문전약국이나 주택가 약국의 매출 구조와는 판이하게 다른 수치로, 명동 약국들이 외국인 대상 리테일 스토어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내국인 고객 1명이 방문할 때, 외국인 고객이 약 19명 이상의 소비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인데, 작년에 들어서만 9개 이상의 약국이 들어온 명동에서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은 임대료가 높은 명동 메인 로드에서도 '약국'이라는 업종이 충분한 영업이익과 경쟁력을 확보했음을 나타낸다.

소비자의 90% 이상이 외국인인 상황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치열하다. 매장 입장과 동시에 유니폼을 입은 중국어/일본어 가능 직원이 먼저 응대를 하고 소비자가 필요를 설명하기 전에 접촉이 시작된다. 이후 약사가 제품 설명을 이어가는 2단계 구조를 택하는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보다 규모가 큰 약국의 경우에는 체험 위주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양한 미디어나 포스터 등을 통해 외국인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K-뷰티의 성지인 명동 올리브영 주변으로는 이색적일 만큼 많은 수의 약국이 늘어서 있다. 화장품 쇼핑 후 필수 의약품을 함께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전략적 배치가 돋보이는 구간이다.


이러한 현상은 명동과 홍대 같은 전통적 관광 상권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특화 상권으로까지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종합운동장역 인근 약국들은 잠실 주경기장이나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K-POP 공연 주기에 맞춰, 글로벌 팬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외국어 안내 문구와 타겟팅 상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공연 전후 피로 회복을 위한 고함량 비타민이나 에너지 드링크를 'K-POP 팬 필수 아이템'으로 큐레이션하여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약국 리테일이 단순한 지역 밀착형 시설을 넘어, 특정 이벤트와 목적에 따라 외국인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적 테넌트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다.

종합운동장 인근에 위치하는 상당수의 약국에도 TAX FREE 표시를 볼 수 있다. 약국 진열대에는 피로회복제 세트 등 관광객 타겟팅 제품들이 위치해 있어 단순 인근 주거인구 배후 수요 외에 외국인들 수요도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과 K-Wellness

과거의 약국 방문이 질병 치료를 위한 목적성이었다면, 현재의 K-파마시는 SNS 기반의 목적지 쇼핑(Destination Shopping) 공간이 되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약국 필수 아이템 리스트가 공유되면서 특정 비타민, 흉터 연고, 재생 크림 등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특히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되는 한국 약국 필수 쇼핑 리스트는 단순한 의약품을 넘어서 K-beauty의 연장선에 있는 고기능성 솔루션들을 포함한다. 가장 대표적인 품목은 노스카나와 같은 흉터 치료제와 멜라논, 도미나 크림 등의 색소 침착 개선제로 깨끗한 피부를 지향하는 K-뷰티 트렌드와 맞물려, 일반 화장품보다 강력한 성분을 함유한 약국 전용 제품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비맥스나 이니포텐 같은 고함량 비타민 B군과 마시는 형태의 고농축 피로회복제는 한국 직장인들의 에너지를 지탱하는 아이템으로 소개되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건강 기념품으로 인식되고 최근에는 PDRN(연어 주사 성분)이 함유된 재생 크림이나 글루타치온 성분의 미백 보조제 등 먹고 바르는 뷰티 제품(Nutricosmetics)이 핵심 전략 품목으로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다. 명동 소재 약국의 약사는 외국인 대상으로 먹는 피부 재생 제품이 선물용으로 특히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약국들은 이러한 트렌드 제품들을 매장 전면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존에 집중 배치하고, 다국어 효능 설명서와 함께 면세 시스템을 구축하여 SNS 바이럴이 실질적인 고마진 리테일 매출로 전환되는 선순환 구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약국 진열대 현황. 진열대에는 올리브영과 차별화된 여드름·기미 치료용 고기능성 약국템들이 전진 배치되어 있으며, 홍삼 등은 'K-Wellness Essentials'라는 직관적인 명칭으로 큐레이션되어 외국인 고객의 결정 피로도를 낮추고 있다.


Viral의 시초 약국, 홍익약국

현재 명동과 성수를 점령한 약국 리테일 열풍의 진원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홍대입구역 8번 출구의 홍익약국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SNS 기반의 목적지 쇼핑(Destination Shopping) 공간으로서 약국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증명한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은 기존 약국의 전형적인 문법을 파괴하며 SNS 기반의 목적지 쇼핑(Destination Shopping)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증명했다. 세련된 조명과 탁 트인 오픈 매대,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정교한 큐레이션은 '약을 사는 행위'를 '트렌디한 쇼핑 경험'으로 격상시켰다. 특히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을 통해 이곳의 쇼핑 리스트가 글로벌하게 공유되면서, 약국이 병원 옆 보조 시설이 아닌 그 자체로 강력한 집객력을 가진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홍대에서 시작된 이 파격적인 모델은 이후 명동 메인 스트리트의 약국 대형화와 인테리어 경쟁을 촉발시킨 실질적인 시초가 되었다.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인근 홍익약국. 기존의 폐쇄적인 구조를 탈피해 매장 중앙에 오픈형 조제대를 배치했으며, 올리브영 스타일의 리테일 매대를 도입해 고객 접근성을 극대화한 레이아웃 적용


약국인듯 약국 아닌 너

MZ세대와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 약국 공간의 미학적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 약국 문 앞에서도 '약국'이라는 두 글자 없이는 약국인지, 일반 리테일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차가운 백색광 대신 따뜻한 조명, 우드 소재의 집기, 식물을 활용한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도입되기도 한다.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의 변화는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연관 제품의 노출 빈도를 높여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약국을 단순히 약을 사는 곳이 아닌 프리미엄 웰니스 라운지로 인식하게 만드는 장치이다. 공간 구성은 전통적인 약국보다는 밝은 조명, 밀도 높은 진열, 카테고리별 상품 배열, 프로모션 강조 진열 방식 등을 택하면서 올리브영과 매우 유사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상당수의 약국이 의료 상담 공간이라기보다 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설계된 동선을 택했다.

명동 거리를 걷다 보면 일반 리테일 숍을 압도하는 화려한 인테리어의 약국들을 쉽게 마주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매장 내부의 사진 촬영을 극도로 경계하거나 제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반 약국과는 다른 특이한 공간 전략으로는 출입구의 개방성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구조가 아니라 거리와 매장이 거의 분리되지 않은 형태를 갖춘 곳들이 있는데, 일부 매장은 전면이 열려 있어 보행 동선이 자연스럽게 매장 내부로 연결된다. 약국 특유의 의료 공간 분위기를 약화시키며 일반 리테일 매장처럼 가볍게 진입할 수 있는 구조는 명동처럼 보행 중심 상권에 적합한 형태로, 화장품 로드숍이나 H&B 스토어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약국의 공간 구성 또한 변화하고 있다. 전면 유리창을 통한 개방감 확보는 물론, 폴딩도어를 설치해 거리와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이 부담 없이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K-약국: 웰니스 리테일의 새로운 지배자

지금까지 살펴본 약국의 변신은 단순한 인테리어의 변화가 아닌, 부동산 자산 가치와 소비 트렌드가 결합된 전략적 진화의 결과다. 이제 약국은 병원 옆 부속 시설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강력한 집객력을 가진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로서 상권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명동과 성수 같은 핵심 관광지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특화 상권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홍대나 종합운동장역 인근 약국들이 K-POP 공연을 관람하러 온 글로벌 팬덤을 겨냥해 다국어 안내 문구와 에너지 드링크, 비타민 스틱 등을 전면에 배치하는 모습은 매우 상징적이다. 과거에는 단순한 조제 공간이었던 약국이, 이제는 공연 전후로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이자 'K-웰니스 체험장'으로서 그 기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약국 리테일의 성공 방정식은 약사의 전문성이라는 신뢰 자산H&B 스토어의 쇼핑 편의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1층 전면부를 점령한 약국들의 행보는, 향후 리테일 시장에서 '헬스케어'와 '라이프스타일'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최근 한국 리테일 시장에서 약국은 단순한 의료 보조 시설을 넘어 강력한 집객력을 갖춘 핵심 테넌트로 급부상했다. 과거 병원 입점 여부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던 수동적 모델에서 벗어나, 이제는 명동과 강남역 등 초고가 임대료 지역의 1층 전면부를 차지하며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소비층을 끌어모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올리브영이 구축한 K-헬스&뷰티 생태계가 약국 업태로 전이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전문 의약품 조제 중심에서 고마진 건기식 및 코스메슈티컬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드럭스토어로의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이러한 약국의 변신을 들여다보며 약국이 어떻게 핵심 상권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분석해본다.


해외 드럭스토어(Drug Store)가 보여준 약국 리테일의 확장성

미국과 유럽의 드럭스토어는 헬스케어와 컨비니언스 스토어의 경계를 허물며 성장했다. 월그린 CVS는 조제 대기 시간을 쇼핑 시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매장 전면에 잡화와 식음료를 배치하고, 클리닉 서비스를 도입해 방문 빈도를 높였다. 서구형 모델이 조제 대기 시간을 활용해 생필품 구매를 유도한다면, 일본의 드럭스토어(대표 3대 드럭스토어: 웰시아, 마츠모토 키요시, 스기약국)는 방대한 SKU(상품 관리 단위)와 면세 혜택을 결합해 약국을 하나의 관광 목적지로 만들었다.

한국의 레디영(Redi-Young) 등 신규 모델은 일본식의 화려한 진열과 쇼핑 재미를 도입하되,약사의 전문적인 상담 공간을 전면에 배치하여 단순 잡화점과는 차별화된 헬스 큐레이션 공간을 지향한다. 한국은 전문 의약품 조제권이 약국에 독점된 구조적 특성을 활용해, 전문가의 상담이라는 신뢰 자산을 리테일 쇼핑과 결합하여 미국식 모델보다 훨씬 정교한 헬스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약국 내부 이미지를 바탕으로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 촬영이 제한된 명동 약국 공간의 분위기를 참고하여 제작되었다.


올리브영이 문을 열고, 약국이 들어왔다

최근 한국의 약국 리테일 역시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타고 K-beauty의 강력한 영향과 함께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이 글로벌 관광객들에게 K-뷰티의 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의 관심은 단순 화장품을 넘어 기능성이 검증된 의약외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확장되었다. 레디영(Redi-Young)과 같은 드럭스토어형 약국 모델은 이러한 흐름을 포착하여 약국의 전문성과 리테일의 쇼핑 경험을 결합한 것이다. 이들은 기존의 폐쇄적인 조제 카운터 위주의 공간 구성을 과감히 탈피하고, 고객이 직접 제품을 만지고 성분을 비교할 수 있는 오픈 매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약사와의 상담 전 단계에서 고객의 탐색 시간을 늘려 구매 전환율을 높이며, 전문 의약품 대비 마진율이 높은 일반 의약품(OTC)과 건기식의 매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적 기반이 된다. 비자코리아에 따르면 의료와 헬스케어 업종의 작년 결제액은 재작년 대비 약 58%나 증가했으며, 이러한 대형 약국의 매출 급증은 올리브영이 웰니스 분야로 진화하고 확장하는 데에도 일조했다.

위: 올리브베러, 아래: 레디영. 매대의 구성과 상품도 매우 유사하여 내부 사진만으로는 구분이 이럽다.


성수·명동 임대료? It's nothing.

명동 메인 스트리트나 성수동 가로변 1층에 대형 약국이 진출하는 현상은 약국의 수익 모델이 철저히 리테일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시사한다. 조제료 중심의 수익 모델은 건강보험 수가에 묶여 확장성에 한계가 명확한 반면 외국인 관광객을 타겟으로 한 비급여 의약품과 고마진 건기식 매출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장한다. CBRE 리테일 팀의 정보에 따르면, 성수에 위치한 일부 대형 약국의 월 매출은 일반 조제 중심 약국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수치는 내부 자문 기준, 공개 제한). 이는 단순한 조제 위주 약국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치이며, 고회전 리테일 품목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특히 면세(Tax-Free) 혜택을 기반으로 한 대량 구매(Bulk Buying)는 객단가를 비약적으로 상승시켜, 평당 매출 효율성 면에서 여타 글로벌 패션 브랜드나 F&B 테넌트를 압도하는 성적을 기록하기도 한다. 부동산 컨설팅 관점에서 볼 때, 약국은 이제 높은 임대료 지불 능력을 갖춘 우량 임차인으로서 리테일 빌딩의 가치를 제고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2026년 3월 기준, 명동에만 수십 개의 약국이 밀집해 있다. 명동에 위치한 거의 모든 약국들이 외국인 소비자들을 타겟팅으로 한다. (출처: 좌측 지도-네이버 지도)
올리브영N 성수 맞은편에는 레디영과 베리뉴 약국이 자리해 있다. 올리브영에서 구입할 수 없는 품목을 원하는 소비자를 타겟팅하고 있다.


약 95%의 압도적인 외국인 매출 비중

가장 주목할 점은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명동에 위치하는 약국들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최저 93%에서 최고 9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일반적인 대학병원 앞 문전약국이나 주택가 약국의 매출 구조와는 판이하게 다른 수치로, 명동 약국들이 외국인 대상 리테일 스토어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내국인 고객 1명이 방문할 때, 외국인 고객이 약 19명 이상의 소비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인데, 작년에 들어서만 9개 이상의 약국이 들어온 명동에서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은 임대료가 높은 명동 메인 로드에서도 '약국'이라는 업종이 충분한 영업이익과 경쟁력을 확보했음을 나타낸다.

소비자의 90% 이상이 외국인인 상황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치열하다. 매장 입장과 동시에 유니폼을 입은 중국어/일본어 가능 직원이 먼저 응대를 하고 소비자가 필요를 설명하기 전에 접촉이 시작된다. 이후 약사가 제품 설명을 이어가는 2단계 구조를 택하는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보다 규모가 큰 약국의 경우에는 체험 위주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양한 미디어나 포스터 등을 통해 외국인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K-뷰티의 성지인 명동 올리브영 주변으로는 이색적일 만큼 많은 수의 약국이 늘어서 있다. 화장품 쇼핑 후 필수 의약품을 함께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전략적 배치가 돋보이는 구간이다.


이러한 현상은 명동과 홍대 같은 전통적 관광 상권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특화 상권으로까지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종합운동장역 인근 약국들은 잠실 주경기장이나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K-POP 공연 주기에 맞춰, 글로벌 팬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외국어 안내 문구와 타겟팅 상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공연 전후 피로 회복을 위한 고함량 비타민이나 에너지 드링크를 'K-POP 팬 필수 아이템'으로 큐레이션하여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약국 리테일이 단순한 지역 밀착형 시설을 넘어, 특정 이벤트와 목적에 따라 외국인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적 테넌트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다.

종합운동장 인근에 위치하는 상당수의 약국에도 TAX FREE 표시를 볼 수 있다. 약국 진열대에는 피로회복제 세트 등 관광객 타겟팅 제품들이 위치해 있어 단순 인근 주거인구 배후 수요 외에 외국인들 수요도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과 K-Wellness

과거의 약국 방문이 질병 치료를 위한 목적성이었다면, 현재의 K-파마시는 SNS 기반의 목적지 쇼핑(Destination Shopping) 공간이 되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약국 필수 아이템 리스트가 공유되면서 특정 비타민, 흉터 연고, 재생 크림 등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특히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되는 한국 약국 필수 쇼핑 리스트는 단순한 의약품을 넘어서 K-beauty의 연장선에 있는 고기능성 솔루션들을 포함한다. 가장 대표적인 품목은 노스카나와 같은 흉터 치료제와 멜라논, 도미나 크림 등의 색소 침착 개선제로 깨끗한 피부를 지향하는 K-뷰티 트렌드와 맞물려, 일반 화장품보다 강력한 성분을 함유한 약국 전용 제품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비맥스나 이니포텐 같은 고함량 비타민 B군과 마시는 형태의 고농축 피로회복제는 한국 직장인들의 에너지를 지탱하는 아이템으로 소개되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건강 기념품으로 인식되고 최근에는 PDRN(연어 주사 성분)이 함유된 재생 크림이나 글루타치온 성분의 미백 보조제 등 먹고 바르는 뷰티 제품(Nutricosmetics)이 핵심 전략 품목으로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다. 명동 소재 약국의 약사는 외국인 대상으로 먹는 피부 재생 제품이 선물용으로 특히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약국들은 이러한 트렌드 제품들을 매장 전면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존에 집중 배치하고, 다국어 효능 설명서와 함께 면세 시스템을 구축하여 SNS 바이럴이 실질적인 고마진 리테일 매출로 전환되는 선순환 구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약국 진열대 현황. 진열대에는 올리브영과 차별화된 여드름·기미 치료용 고기능성 약국템들이 전진 배치되어 있으며, 홍삼 등은 'K-Wellness Essentials'라는 직관적인 명칭으로 큐레이션되어 외국인 고객의 결정 피로도를 낮추고 있다.


Viral의 시초 약국, 홍익약국

현재 명동과 성수를 점령한 약국 리테일 열풍의 진원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홍대입구역 8번 출구의 홍익약국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SNS 기반의 목적지 쇼핑(Destination Shopping) 공간으로서 약국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증명한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은 기존 약국의 전형적인 문법을 파괴하며 SNS 기반의 목적지 쇼핑(Destination Shopping)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증명했다. 세련된 조명과 탁 트인 오픈 매대,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정교한 큐레이션은 '약을 사는 행위'를 '트렌디한 쇼핑 경험'으로 격상시켰다. 특히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을 통해 이곳의 쇼핑 리스트가 글로벌하게 공유되면서, 약국이 병원 옆 보조 시설이 아닌 그 자체로 강력한 집객력을 가진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홍대에서 시작된 이 파격적인 모델은 이후 명동 메인 스트리트의 약국 대형화와 인테리어 경쟁을 촉발시킨 실질적인 시초가 되었다.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인근 홍익약국. 기존의 폐쇄적인 구조를 탈피해 매장 중앙에 오픈형 조제대를 배치했으며, 올리브영 스타일의 리테일 매대를 도입해 고객 접근성을 극대화한 레이아웃 적용


약국인듯 약국 아닌 너

MZ세대와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 약국 공간의 미학적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 약국 문 앞에서도 '약국'이라는 두 글자 없이는 약국인지, 일반 리테일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차가운 백색광 대신 따뜻한 조명, 우드 소재의 집기, 식물을 활용한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도입되기도 한다.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의 변화는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연관 제품의 노출 빈도를 높여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약국을 단순히 약을 사는 곳이 아닌 프리미엄 웰니스 라운지로 인식하게 만드는 장치이다. 공간 구성은 전통적인 약국보다는 밝은 조명, 밀도 높은 진열, 카테고리별 상품 배열, 프로모션 강조 진열 방식 등을 택하면서 올리브영과 매우 유사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상당수의 약국이 의료 상담 공간이라기보다 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설계된 동선을 택했다.

명동 거리를 걷다 보면 일반 리테일 숍을 압도하는 화려한 인테리어의 약국들을 쉽게 마주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매장 내부의 사진 촬영을 극도로 경계하거나 제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반 약국과는 다른 특이한 공간 전략으로는 출입구의 개방성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구조가 아니라 거리와 매장이 거의 분리되지 않은 형태를 갖춘 곳들이 있는데, 일부 매장은 전면이 열려 있어 보행 동선이 자연스럽게 매장 내부로 연결된다. 약국 특유의 의료 공간 분위기를 약화시키며 일반 리테일 매장처럼 가볍게 진입할 수 있는 구조는 명동처럼 보행 중심 상권에 적합한 형태로, 화장품 로드숍이나 H&B 스토어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약국의 공간 구성 또한 변화하고 있다. 전면 유리창을 통한 개방감 확보는 물론, 폴딩도어를 설치해 거리와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이 부담 없이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K-약국: 웰니스 리테일의 새로운 지배자

지금까지 살펴본 약국의 변신은 단순한 인테리어의 변화가 아닌, 부동산 자산 가치와 소비 트렌드가 결합된 전략적 진화의 결과다. 이제 약국은 병원 옆 부속 시설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강력한 집객력을 가진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로서 상권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명동과 성수 같은 핵심 관광지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특화 상권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홍대나 종합운동장역 인근 약국들이 K-POP 공연을 관람하러 온 글로벌 팬덤을 겨냥해 다국어 안내 문구와 에너지 드링크, 비타민 스틱 등을 전면에 배치하는 모습은 매우 상징적이다. 과거에는 단순한 조제 공간이었던 약국이, 이제는 공연 전후로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이자 'K-웰니스 체험장'으로서 그 기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약국 리테일의 성공 방정식은 약사의 전문성이라는 신뢰 자산H&B 스토어의 쇼핑 편의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1층 전면부를 점령한 약국들의 행보는, 향후 리테일 시장에서 '헬스케어'와 '라이프스타일'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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